신음부족을 보하고 자음, 잠양, 보신, 골증, 만성해수, 유정, 붕루, 요통, 만성 이질, 학질, 치질 등에 이용되는 거북이[귀판(龜板)]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분 약효 및 이용법과 주의 사항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1. 거북이(귀판)의 기원과 특성
1-1. 거북이(귀판)의 기원
파충류의 거북목에 속하는 총칭으로 파충류 중에서 가장 오래전부터 생존해 오던 동물인 거북이(Chinemys reevesii Gray)이다.
주로 배딱지 즉 복부(腹部)의 껍질을 약용하는데, 등껍질을 이용하기도 한다.
한국의 한의약 공정서에는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귀판(龜板)”으로 수재 되어 있으며, 『일화자제가본초(日華子諸家本草)』,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 등 많은 본초서에 수록되어 있고, 한의약 관련 교과서에도 다수 수록되어 있다.
보통 가을과 겨울에 잡아서 죽인 후 살을 모두 긁어내고 복부와 껍데기를 취하여 깨끗이 씻고, 맑은 물에 담가 남은 고기를 뜯어내고 깨끗이 씻어서 햇볕에 말리거나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다.
1-2. 거북이(귀판)의 형태와 생태적 특성
몸은 둥글 납작하고 배와 등에 모두 딴딴한 껍데기가 있다. 껍데기는 길이가 약 12㎝, 너비가 8.5㎝, 높이는 5.5㎝이다.
머리는 조금 네모지고 반들반들하며 뒤쪽의 끝에 작은 비늘이 있고 고막이 뚜렷하다. 주둥이 끝은 뾰족한 원형이다. 턱 부분에는 이빨이 없고 각질(角質)의 주둥이를 이루고 있다.
목은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다.
껍데기는 진피(眞皮)로 이루어진 골판(骨板)으로 조성되었고 골판의 바깥쪽은 비늘과 껍데기로 싸여있다.
꼬리는 짧고 끝이 가늘며 뾰족하다. 네 개의 다리는 조금 편평하고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다. 뒷다리의 다섯 번째 발가락에는 발톱이 없고 그 외의 발가락에는 모두 발톱이 있다.
대부분 무리 지어 살며 보통 늪, 호수, 하천에서 서식한다. 식성은 육식성으로 보통 작은 벌레나 물고기 등을 잡아먹는다.
생명력이 매우 강하여 몇 달씩 먹지 않아도 죽지 않는다.
2. 거북이(귀판)의 성미, 귀경
거북이의 맛은 달고 짜며 성질은 평하다.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달고 독이 있다.”라고 하였고,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는 “맛은 짜며 성질은 평하다.”라고 하였다.
간, 신, 위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 『뇌공포제약성해(雷公炮製藥性解)』에는 “심, 비, 간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라고 하였으며, 『본초경소(本草經疏)』에는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으로 들어가 작용한다고 하였다.
3. 거북이(귀판)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콜라겐과 지방질, 칼슘염의 보고(寶庫)라 할 수 있다.
4. 거북이(귀판)의 효능·효과와 이용
음적(陰的) 에너지 소스를 길러주는 자음(滋陰), 신장의 기를 보하는 보신(補腎), 뼈를 튼튼하게 하는 건골(健骨), 음허(陰虛)로 인한 간양상항(肝陽上亢)을 치료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
특히 음허(陰虛)로 인한 간양상항(肝陽上亢)이 되면 두통(頭痛), 현훈(眩暈), 이명(耳鳴), 이농(耳聾), 지체마목(肢體痲木) 등이 발생하는데, 귀판은 이를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신(腎)의 음기를 보하고, 습을 없애는 거습(祛濕), 출혈을 멈추는 지혈(止血) 효능이 있다.
거북이 고기에 승마 10%의 비율로 배합하여 탕을 끓여서 먹으면 자궁하수에 좋다. 거북이 고기 90g에 만삼과 두충(볶은 것) 각각 30g을 배합하여 탕을 끓여 약 찌꺼기는 버리고 먹으면 임신부의 성기 출혈 등에 응용할 수 있다.
몸이 허약하고 미열이 나며 기침을 하는 데는 거북이 고기로 국을 끓여 먹거나 고기를 기름에 볶아서 먹으면 좋다. 야뇨증에는 거북이 고기 250g으로 국을 끓여 간을 맞추어 한 번에 먹는다.
5. 거북이(귀판)의 주치와 응용
신음(腎陰)이 허(虛)하여 미열이 나면서 식은땀을 흘리는 데 좋고, 허리와 다리에 힘이 없는 증상, 뼈와 근육이 땅기는 증상,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어지럼증, 귀가 우는 이명(耳鳴), 정액이 흘러나가는 유정(遺精), 부스럼, 습진, 야뇨증, 기침, 이질, 여러 가지 출혈, 뼈 속의 골수가 끓어오르는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이 몰려오는 골증(骨蒸)에도 좋고, 만성 이질과 학질, 치질, 탈항, 그리고 허리와 무릎이 아파서 오래 서 있을 수 없는 등의 증세를 치료한다.
내복할 경우에는 10〜30g을 달여서 복용하는데, 발짝 졸여서 고(膏)를 만들어 먹거나 혹은 환제(丸劑), 산제(散劑)로 만들어 먹는다.
6. 거북이(귀판)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거북이고기와 돼지 위(저두)를 배합하면 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음기를 보한다. 거북이 고기에 만삼과 두충(볶아서 사용)을 배합하면 비위를 보하고 진액을 생성시키며 간과 신장을 보하고 태아를 안정시킨다. 거북이 고기에 승마를 배합하면 기운을 돋우고 기를 끌어올린다. 거북이 고기와 청미래덩굴 뿌리를 배합하면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주는 데 좋다. 또 거북이 배딱지에 비둘기, 우슬, 자라 등딱지, 측백씨, 대추 등을 배합하면 기혈을 보하고 어혈을 없애며 진정작용을 한다.
7. 거북이(귀판)의 이용과 조리 사례
<거북이돼지위약탕>을 비롯하여 <만삼두충거북이약탕>, <승마거북이탕>, <복령거북이탕> 등을 들 수 있다.
8. 거북이(귀판)를 먹을 때 주의 사항
임신부나 위에 찬 기운이 많은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인삼과는 배합하면 좋지 않고 『본초비요(本草備要)』, 개 쓸개와도 맞지 않다.. 『신농본초경소(神農本草經疏)』에는 임신부는 쓰지 않는 것이 좋고 허한데 열이 없는 환자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9. 마무리
살을 제거한 거북이 배딱지를 푹 끓인 후 졸여서 고(膏)로 만들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음(滋陰), 잠양(潛陽), 보신(補腎), 건골(健骨)하는 효능이 있으며 신음(腎陰)이 부족한 증상, 골증노열, 토혈, 코피, 만성해수, 유정, 자궁 붕루, 대하, 요통, 만성 이질, 만성 학질, 치질 등에 요긴하게 이용하는 귀한 약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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