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의 보물이라 불리며 다양한 효능으로 주목받는 가시연꽃은 그 이름처럼 온몸에 가시를 지니고 있지만, 그 안에 숨겨진 씨앗인 검인(芡仁)은 예로부터 귀한 약재이자 식재로 활용되어 왔다. 가시연꽃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미·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가시연[검인(芡仁)]의 기원과 특성
1-1. 가시연[검인(芡仁)]의 기원
검인(芡仁)은 1년생 초본 수생식물 가시연꽃(Euryale ferox Salisb.)의 씨를 말한다. 검실(芡實), 계두과(鷄頭果), 계두실(雞頭實), 자연우(刺蓮藕), 계취연(鷄嘴蓮) 등으로도 불린다.
수련과(Nymphaeaceae)에 속하는 한해살이 수생식물이다. 검실(芡實)은 씨앗의 모양이 뾰족하고 견고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계두실(雞頭實)은 열매의 모양이 닭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대한민국약전』, 중국의 『중화인민공화국약전』, 일본의 『일본약국방』 등 각국의 주요 공정서에 수재 되어 있으며, 『신농본초경』, 『본초강목』, 『동의보감』 등 동의학 고전 본초서에도 수록되어 있다.
1-2. 가시연꽃의 형태 및 생리적 특성
한해살이 수생 초본식물로 온몸에 가시가 돋아 있는 것이 특징인데, 잎은 지름 1~2m에 달하는 큰 원형으로 표면은 주름지고 짙은 녹색을 띠며 뒷면은 붉은 보라색을 띤다. 잎맥과 잎자루에도 억센 가시가 나 있다. 5~8월경 꽃자루 끝에 지름 5cm 정도의 보라색 꽃이 피며, 꽃도 역시 가시로 덮여 있다. 꽃이 지고 나면 둥근 열매가 맺히는데, 이 열매 속에 약용으로 사용하는 씨앗인 芡仁(검인)이 들어 있다.
과명(Family)인 수련과의 수련(睡蓮)은 두터운 잎은 잎자루가 길고 물 위에 떠서 잠자는 모습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한자 이름에 잘 수(睡) 자를 쓰며 일반 연꽃과 구별하는 중요한 키포인트가 된다(일반 연꽃의 잎은 잎자루가 수면 위로 길게 올라와 그 끝에 잎이 달린다). 수면 위에 떠 있는 잎은 표면에 다수의 가시가 있고 타원형의 콩팥 모양 또는 원형으로 지름이 2m까지 성장하는데 잎 뒷면은 짙은 자색으로 맥이 튀어나왔다. 꽃은 9∼10월에 가시 돋친 긴 꽃자루에 자색으로 1개가 핀다. 열매는 10∼11월에 열린다. 약재는 둥근 공 모양(구형球形)이고 대개는 쪼개져 있다. 완전한 것은 지름이 5∼8㎜ 정도이다. 표면은 갈홍색(褐紅色)의 속껍질이 있으며 한쪽 끝은 황백색으로 전체의 1/3을 차지하며, 움푹 들어간 점(點) 모양의 종자 배꼽 흔적이 있고, 속껍질을 제거하면 흰색을 나타낸다. 질은 비교적 단단하고, 단면은 흰색의 분상(粉狀)으로 쪼개면 가루가 날리는 성질이다.
1-3. 가시연[검인(芡仁)]의 서식 환경
가시연꽃은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온대 및 아열대 지역에 분포하며, 주로 늪, 연못, 저수지 등 물이 고여 있는 곳에서 자생한다. 한국에서는 주로 남부 지역의 저수지나 늪지에서 드물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양은 진흙질이 풍부하고 유기물이 많은 곳을 선호하며, 수심은 0.5〜2m 정도가 적합하다. 비교적 따뜻한 기후를 좋아하며, 수온이 20〜30℃ 범위에서 잘 생육한다.
늪이나 연못 등 수심이 얕고 진흙이 많은 곳에서 자생하며, 비교적 따뜻한 기후를 선호한다. 씨앗은 수생 환경에 적응하여 발아하며,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다. 물속의 영양분을 흡수하여 성장하며, 잎은 수면에 넓게 펼쳐져 햇빛을 최대한 흡수하는 구조를 하고 있다. 열매는 물속에서 성숙하며, 씨앗은 단단한 껍질에 싸여 있어 수생 환경에서도 보존성이 좋다.
잎이 커서 좁은 습지에서는 살 수 없고 씨앗이 발아하는 데 몇 년씩 걸려서 번식이 더디다.
특히 대규모의 습지 준설과 수질오염에 취약하며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전주, 대구, 광주, 경기도의 서해안과 경남 창녕 등지의 연못에 자생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흑룡강성, 길림성, 하북성, 하남성, 산동성 및 광동성 등 거의 전국에서 생산된다.
1-4. 가시연[검인(芡仁)]의 품종과 재배법
가시연꽃은 아직 육성되어 보급된 품종은 없고, 자연산을 채취하여 번식을 하고 있다.
종자번식과 뿌리줄기 번식이 모두 가능하지만, 주로 종자로 번식한다. 자연 상태에서는 종자가 물속에서 월동 후 이듬해 봄에 발아한다. 인공 재배 시에는 종자를 파종하여 모종을 기르거나, 뿌리줄기를 분주하여 심는 방법이 이용된다. 재배 시에는 충분한 일조량과 적절한 수온 유지가 중요하며, 병충해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가시연꽃은 환경 변화에 민감하여 수질오염에 취약하므로 청정한 수질 유지가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가시연의 약용 및 식용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인공재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서는 품종 개량 및 효율적인 재배 기술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1-5. 가시연[검인(芡仁)]의 수확 후 가공 포제 방법
가시연의 약용 부위는 씨앗인 芡仁(검인)이다. 열매가 성숙하는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채취하여 사용한다. 가시가 많아 수확 시 주의가 필요하며, 열매를 채취한 후에는 단단한 껍질을 벗겨내어 씨앗을 분리한다.
수확된 씨앗은 대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가공된다.
① 세척
수확한 씨앗을 깨끗한 물로 여러 번 씻어 이물질을 제거한다.
② 탈피
단단한 외피를 벗겨낸다. 전통적으로는 손으로 일일이 벗겨냈지만, 최근에는 기계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 과정이 가시연 가공의 핵심이자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이다.
③ 건조
탈피한 검인(芡仁)은 수분함량이 높으므로 햇볕에 말리거나 건조기를 이용하여 충분히 건조시킨다. 충분히 건조되지 않으면 곰팡이가 피거나 변질될 우려가 있다. 건조된 검인(芡仁)은 투명하고 단단한 백색을 띠게 된다.
④ 포제 및 이용
가공된 검인(芡仁)은 그대로 약재로 사용하거나, 이물질을 제거하고 약한 불에 옅은 황색이 되도록 볶아서 사용하거나, 또는 밀기울과 함께 볶은 후 밀기울은 버리고 사용하기도 한다. 이것은 맛을 향상하고 소화를 돕는 효과가 있으며, 약효를 높이는 포제 방법이다.
2. 가시연[검인(芡仁)]의 성미, 귀경
맛은 달고 떫으며 성질은 평(平)하고 독은 없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맛은 달고 떫으며 성질은 평하다고 기록되어 있고,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는 맛이 달다고 하였다.
비, 신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비경과 신경에 작용한다고 하였고,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비경과 신경에 들어간다고 기술하고 있다.
3. 가시연[검인(芡仁)]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종자에는 전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단백질(protein), 지방, 탄수화물, 조섬유, 회분, 칼슘, 인, 철, 비타민 B1과 B2, 니코틴산,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 카로틴(carotene) 등을 함유하고, 미네랄(칼슘, 인, 철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특히 아미노산과 다양한 미량 원소들이 함유되어 있어 영양학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4. 가시연[검인(芡仁)]의 효능효과와 이용
일반적으로 가시연은 설사, 유정, 야뇨증, 허리와 무릎의 통증, 냉대하, 만성 위장 질환 등에 두루 쓰인다. 특히 신장 기능을 강화하고 정액의 누출을 막는 효능이 뛰어나 남성 건강과 여성의 자궁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초를 보하여 기운을 만들고 신장을 튼튼하게 하여 정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며 비장을 튼튼하게 하여 설사를 멈추게 하는 보비지사(補脾止瀉)의 효능이 있어서 만성 설사, 소화 불량 등에 활용하고, 신장 기능을 이롭게 하여 정(精)을 굳건히 하는 익신고정(益腎固精)의 효능이 있어 유정(遺精), 조루(早漏), 대하(帶下) 등 신허(腎虛)로 인한 증상에 활용하며, 습(濕)을 제거하고 대하를 멎게 하는 제습지대(除濕止帶)의 효능이 있어서 여성의 냉대하, 습열로 인한 분비물 등에 사용된다.
5. 가시연[검인(芡仁)]의 주치와 응용
중·노년에 신장 기능이 허약하여 소변을 자주 보고 허리가 시고 아프며 한밤중에 일어나 설사를 하는 야뇨(夜尿)에 효과가 있으며 남자들의 유정(遺精)이나 조루(早漏) 등에 효과가 있고 여성의 대하(帶下)를 다스리는 데 효과가 있다. 비(脾) 기능이 허약하여 변이 묽게 나오거나 오래된 설사를 다스리는 데도 좋은 식품이다.
잠자는 동안에 몽정(夢精)을 하거나 유정(遺精)을 하는 사람에게도 좋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따르면 “검인은 정기를 보하며 의지를 강하게 하고 귀와 눈을 밝게 하며 오래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배가 고프지 않으며 신선이 된다.”라고 하였고, 『본초종신(本草從新)』에는 “비장을 보하고 신장을 견고하게 하며 기운을 돕고 삽정(澁精) 작용이 있어 몽정이나 서열(暑熱), 주독(酒毒)을 풀어주며 대하, 설사, 요실금을 치료한다.”라고 하였다. 또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갈증을 멈추게 하고 신장을 보하며 요실금, 유정(遺精), 대하(帶下), 백탁(白濁)을 치료한다.”라고 하였다.
6. 가시연[검인(芡仁)]과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검인과 황백을 배합하면 열을 내리고 대하를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다. 여기에 차전자를 배합하면 습사(濕邪)를 제거하고 대하를 멈추는 기능이 더욱 강화된다. 백출을 배합하면 비 기능이 허하여 오는 설사를 다스리는 데 탁월하고, 검인에 산약을 배합하면 비의 기능을 보양하고 신(腎)의 정기를 조화하여 수렴하고 설사를 멈추며 신(腎) 기능을 단단하게 하여 정액을 잘 갈무리하도록 해주는 좋은 효과가 있으므로 유정(遺精), 설사(泄瀉), 백대하, 유뇨(遺尿) 등을 다스리는 데 유용하다. 『본초신편(本草新編)』에 의하면 검실은 익정(益精) 작용 뿐만 아니라 신장을 보하는 작용이 강하므로 산약과 같이 사용하면 좋은데 이 두 가지를 갈아서 매일 쌀과 함께 먹으면 좋다고 하였다. 그리고 산약, 연자, 백편두를 배합하면 비신(脾腎) 부족이나 만성설사에 좋고, 금앵자(金櫻子)를 배합하여 끓여 먹으면 남자의 유정(遺精)이나 여자의 대하에 좋고 요실금이나 허리 아픈 증상에도 매우 좋다.
그 밖에도 『의방유취』에 따르면 연자육(蓮子肉), 산약(山藥)과 배합하면 보비지사(補脾止瀉) 효능을 강화하여 “설사 치료”에 좋고, 『상한론』과 『금궤요략』에 따르면 용골(龍骨), 모려(牡蠣), 금앵자(金櫻子) 등과 배합하면 익신고정(益腎固精) 효능을 높여 “유정”과 “야뇨증”에 좋으며, 『부인양방대전』에 의하면 백출(白朮), 복령(茯苓) 등과 배합하면 제습지대(除濕止帶) 효능을 강화하여 “냉대하”에 좋고, 『동의보감』에 의하면 인삼(人蔘), 황기(黃芪) 등과 배합하면 보익(補益) 작용을 높여 “기력 보강”에 좋다.
7. 가시연[검인(芡仁)]의 이용과 조리 사례
인삼, 황기, 검인, 오골계 등을 재료로 하는 <검인백숙>을 추천한다. 그 밖에도 검인 30g, 홍복분자 20개, 엿당 1큰술, 쌀 100g을 넣고 죽처럼 끓여 먹는 <검인죽>은 요실금 만성 설사를 치료하는 데 유용하다. 금앵자 50g, 검인 30g, 토사자 15g, 오매 30g, 호두 30g을 넣고 쌀을 적당히 넣어 죽을 만들어 먹는 <검인핵도죽>은 음양이 모두 허한 음양양허형(陰陽兩虛型) 당뇨병에 효과가 좋다. 검인 200g, 산약 200g, 쌀 60g을 넣고 죽을 끓여 먹는 <검인산약하엽죽>은 고지혈증을 치료하는 데 좋고, 검인 30g, 은행 10개, 찹쌀 30g을 넣고 죽을 끓여 먹는 <검인은행죽>은 신허(腎虛)로 인한 유정(遺精), 요실금, 백대(白帶), 만성설사에 효과가 있으며, 검인 15g, 복령 10g, 쌀 적당량을 넣고 죽을 끓여 먹는 <검인복령죽>은 비장과 신장을 보하여 요실금이나 유정(遺精), 만성설사를 치료한다. 또 검인 20g에 연자육 15g, 산약 15g을 물에 달여 복용하는 <검인탕>은 신허(腎虛)로 인한 유정, 야뇨증에 효과적이다.
8. 가시연[검인(芡仁)]을 먹을 때 주의 사항
성질이 떫어 대변이 건조하거나 변비가 심한 사람, 소변불리인 경우, 기체로 배가 더부룩한 사람, 습열(濕熱)이 심한 사람은 좋지 않다. 또한 임산부와 어린이는 섭취 전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좋다.
9. 마무리
아까시나무 향기가 흩어지고, 녹음이 짙어질 무렵 창녕 우포늪에 가면 가시연꽃을 만날 수 있다. 뾰족 가시 돋친 잎을 펼치고, 머리를 내민 그 모습이 가던 길 멈추고 카메라를 들이밀게 하는 매력이 있다.
가시연꽃의 열매인 검인(芡仁)은 비(脾)와 신(腎)의 기능을 강화하고, 설사를 멎게 하며, 정액의 누출을 막는 등 다양한 효능을 지닌 귀한 약재이다.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여 건강식품으로의 가치 또한 높다. 올바른 섭취 방법과 주의 사항을 숙지하여 가시연이 주는 이로움을 충분히 누려보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등록된 가시연꽃은 그 보호 또한 시급한 우리의 귀한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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