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어혈을 풀며 기를 조절하여 통증을 멎게 하는 효능으로 인정받으며, 특히 두통, 월경불순, 산후조리 등 부인과 질환과 각종 통증 질환에 널리 활용되어 왔다. "하늘을 뒤덮을 약초의 향"을 지녔다고 불릴 만큼 독특하고 강한 방향성을 지닌 천궁은 사물탕(四物湯)의 핵심 구성 약재로서 한의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약재이다. 오늘부터 몇 차례에 나누어 이 천궁(川芎)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미·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차례로 알아본다.
1. 천궁(川芎)의 기원과 특성
1.1. 천궁(川芎)의 기원
천궁은 산형과(Umbelliferae)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천궁의 뿌리줄기(根莖)를 건조한 것이다. 천궁(川芎)이라는 명칭은 중국 사천성(四川省, Sichuan)에서 생산되는 궁궁이(芎藭)가 품질이 가장 좋아 다른 궁궁이와 구분하기 위해서 사천(川)의 궁궁이(芎)라는 의미로 부르던 것이 고유명사화된 것으로 보인다.
천궁의 원래 이름은 '궁궁(芎藭)' 또는 '궁궁이'이며, 이는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천궁의 기운이 머리에까지 작용하며 머리의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하므로 궁궁이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기록에서 유래한다. 또한 무궁(撫芎), 경궁(京芎), 호궁(胡芎), 대궁(臺芎) 등의 이명(異名)으로도 불린다.
한국에는 고려시대부터 기록이 나타나는데 조선시대의 『향약채취월령』에 “사피초(蛇避草)”로 기록되어 천궁의 냄새를 뱀이 싫어함을 가리키고, 『동의보감』에는 “궁궁이”라고 기록하고 있으며 『탕액본초』에는 처음으로 “천궁”이라고 하였다.
중국에서 천궁이 도입되기 전부터 한국에서는 자생하던 식물 궁궁이(Angelica polymorpha Maxim.)를 “토천궁”이라고 하여 사용하였으며 키가 80〜150㎝ 이상으로 농가에서 재배하는 천궁보다 크게 자란다.
물론 토천궁에 대한 기원에 대해서는 몇 가지의 이론(異論)이 있다.
실제 농가에서 토천궁이라고 재배하고 있는 것은 Ligusticum chuanxiong Hort.이며, 일부 농가에서는 궁궁이(Angelica polymorpha Maxim.)를 채취하여 재배하고 있다.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천궁(Cnidium officinale Makino.)을 재배하고 있는데 이것을 ‘일천궁’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일본을 통하여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중국천궁(당천궁 : Ligusticum chuanxiong Hort.)을 재배하고 있다.
천궁과 관련된 식물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1.1. 천궁(川芎)
흔히 ‘일천궁’이라고도 부르는 천궁(Cnidium officinale Makino)의 뿌리줄기를 기원으로 한다. 일본에서 전래되어 ‘일천궁’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으며, 한국산 천궁의 주류를 이룬다.
식물학적으로는 과거 Cnidium속으로 분류되었으나, 최근에는 Ligusticum속으로 재분류하자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천궁의 학명을 Ligusticum officinale (Makino) Kitag. 으로 기록하고 있다.
천궁의 뿌리줄기는 여러 개의 덩이가 불규칙하게 뭉쳐진 주먹 모양을 이루며, 마치 생강처럼 여러 개의 괴경(塊莖)이 연결된 형태이다. 길이는 4∼8cm, 지름은 3∼5cm 정도이다.

1.1.2. 궁궁이(일명 토천궁(土川芎)
한반도에 자생하는 궁궁이(Angelica polymorpha Maxim.)는 일명 "토천궁"이라고도 부른다.
뿌리줄기를 기원으로 한다.

1.1.3. 중국천궁(Ligusticum chuanxiong Hort.)
사천성이 원산지로 주로 중국에서 재배되는데, 일부에서는 한국의 공정서에는 천궁(Cnidium officinale Makino)과 함께 천궁의 기원으로 수재하고 있다. 당천궁(唐川芎), 서천궁(西川芎)이라고도 부른다.

1.1.4. 한국의 천궁 생산현황
한국에서는 일본을 통해서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일명 ‘일천궁’이라고도 불리는 천궁(Cnidium officinale Makino)을 많이 재배하고 있으며, 일부는 중국천궁(Ligusticum chuanxiong Hort.)을 재배하고, 전국 각지에서 약용 및 식용으로 재배된다.
전통적으로 울릉도가 주산지였으며, 강원, 경북, 전북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한국 각지의 산지 계곡에 자생하는 재래 야생종인 궁궁이(Angelica polymorpha Maxim.)를 “토천궁”이라고 하나, 최근 생산량이 매우 적다. 중국천궁(Ligusticum chuanxiong Hort.)을 토천궁의 기원과 같은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토천궁이 일천궁에 비해서 휘발성 정유성분이 많고 향이 강하다.
천궁은 고온에 취약한 기후적 특성 때문에 재배안정성이 떨어져 국내 생산량과 재배면적이 계속 감소해 왔으나 최근 기능성 식품의 원료로 다시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회복되면서 생산면적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1.1.5. 공정서 수재 현황
『대한민국약전』에는 천궁(Cnidium officinale Makino)과 중국천궁(Ligusticum chuanxiong Hort.)을 기원으로 하는 “천궁”이 수재 되어 있으며,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는 “천궁가루”를 수재하고 있다.
중국의 『중국약전(中國藥典)』에는 Ligusticum chuanxiong Hort.의 뿌리줄기를 "천궁(川芎, Chuanxiong Rhizoma)"으로 수재하고 있다. 일본약국방에도 천궁(Cnidium officinale Makino)이 수재 되어 있다.
1.1.5. 고전 문헌 수록 현황
천궁은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궁궁(芎藭)이라는 이름으로 최초 기록되었으며, 상품(上品)으로 분류되었다. 『명의별록(名醫別錄)』, 『본초강목(本草綱目)』, 『본초강목습유(本草綱目拾遺)』, 『동의보감(東醫寶鑑)』,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증류본초(證類本草)』, 『방약합편』 등 동아시아의 주요 본초서에 천궁의 활혈행기(活血行氣), 거풍지통(祛風止痛) 등의 효능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1.2. 천궁(川芎)의 형태 및 생리적 특성
1.2.1. 약재 형태
① 천궁(Cnidium officinale Makino)
천궁의 뿌리줄기는 불규칙한 주먹 모양의 덩어리를 이루며, 여러 개의 결절(結節)이 뭉쳐진 형태이다. 길이 5〜10cm, 지름 3〜5cm 정도이다. 표면은 회갈색 또는 짙은 갈색이며, 거칠고 쭈글쭈글하며 나란히 돌기 된 주름이 많다.
윗부분에는 줄기가 붙었던 흔적인 원형 또는 타원형의 오목한 경흔(莖痕:줄기흔적)이 여러 개 있으며, 지름 5〜15mm 정도이다. 아랫부분과 마디 부분에는 많은 작은 뿌리 흔적이 있어 혹 모양의 융기를 이룬다. 질은 단단하고 무거우며, 부러지기 어렵다. 단면은 황백색 또는 회황색이며, 산재된 황갈색 유점(油點)이 보인다. 특유의 방향성 냄새가 있으며, 맛은 쓰고 맵다. 덩어리가 단단하고 무거우며, 단면이 황백색이고 유점이 많으며, 향기가 강한 것이 양품이다.
② 중국천궁(Ligusticum chuanxiong Hort.)
중국천궁의 뿌리줄기는 불규칙한 결절성 괴상(塊狀)이나, 천궁과 달리 개개의 덩어리가 분리되어 있다. 지름 2〜7cm 정도로 일천궁보다 다소 작다. 표면은 황갈색이며, 불규칙한 결절상의 융기가 있고, 윗부분에는 많은 평행한 융기선이 있으며, 아래쪽에는 많은 작은 혹 모양의 뿌리 흔적이 있다. 질은 견고하며, 단면은 황백색 또는 회황색이고 유성(油性)이다. 냄새는 강하고 독특하며, 맛은 쓰고 약간 맵고 마비감이 있다.
1.2.2. 식물체의 형태
천궁류 식물은 다년생 초본으로, 높이 30〜70cm 정도이다. 뿌리줄기는 굵고 불규칙한 덩어리 모양이며, 특유의 강한 향기가 있다. 줄기는 곧게 서며, 속이 비어 있고, 가지가 갈라진다. 전체에 털이 없고 표면은 녹색 또는 자주색을 띤다.
잎은 어긋나며, 2〜3회 깃꼴겹잎(羽狀複葉)이다. 뿌리에서 나는 잎은 잎자루가 길고(10〜20cm), 줄기에서 나는 잎은 위로 올라갈수록 점차 작아지며, 잎자루 밑부분의 엽초(葉鞘)가 원줄기를 감싼다. 소엽(小葉)은 난형(卵形) 또는 피침형(披針形)이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결각상(缺刻狀)의 톱니가 있다.
꽃은 8〜9월에 피며, 줄기 끝과 가지 끝에 복산형화서(複傘形花序)를 이룬다. 꽃은 작고 흰색이며, 꽃잎은 5개로 안쪽으로 굽는다.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이다. 총포(總苞)는 없거나 1〜2개의 작은 선형 포엽이 있으며, 소총포(小總苞)는 3〜6개로 선형이다.
열매는 분과(分果)로 달걀형 또는 타원형이며, 길이 3〜4mm, 너비 2〜3mm 정도이다. 날개 모양의 능선(稜線)이 있다.
그러나 재배종 천궁은 대부분 꽃이 피어도 열매가 익지 않거나 성숙한 종자를 맺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1.2.3. 생리적 특성
천궁은 생육 적온은 15∼25℃ 정도의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북방형 식물이다. 30℃ 이상의 고온이 1주일 이상 계속되면 극심한 생육 부진을 겪는데, 지상부가 말라죽고 새싹이 올라오는 것을 반복하다가 쭉정이만 남게 된다.
내한성이 강하여 -10℃ 이하에서도 월동이 가능하다. 장일성(長日性) 식물로, 일조 시간이 길어지면 꽃대가 올라온다. 그러나 재배종 천궁은 대부분 불임성(不稔性)으로 종자 번식이 어렵고, 주로 뿌리줄기를 이용한 영양번식을 한다.
1.3. 천궁(川芎)의 서식 환경
천궁은 서늘하고 습윤한 기후를 선호하는 북방형 작물로, 해발 300∼1,500m의 산간 지대에서 잘 자란다. 연평균 기온 10∼20℃, 생육기 평균 기온 15∼25℃가 적합하며, 여름철 고온이 지속되면 생육이 불량해진다.
일조량은 생육 초기에는 반음지나 차광 조건을 선호하나, 생육 후기에는 충분한 일조가 필요하다. 토양은 배수가 잘되고 보수력이 좋으며, 유기질이 풍부한 사양토(砂壤土) 또는 양토(壤土)가 적합하다. 토양산도는 pH6.0∼7.0의 약산성∼중성이 좋다. 습기가 많은 저습지나 배수 불량지에서는 뿌리썩음병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피한다.
1.3.1. 천궁의 분포
천궁은 중국 원산이나, 한국과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재배되어 왔다. 한국에서는 울릉도가 전통적인 주산지이며, 강원도(평창, 정선, 횡성), 경상북도(봉화, 영주, 예천), 전라북도(남원, 무주, 진안), 충청북도(제천, 단양) 등 중부 이북의 산간 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일본에서도 나가노현(長野縣), 홋카이도(北海道) 등지에서 재배된다.
1.3.2. 중국천궁의 분포
중국천궁은 중국 사천성(四川省)이 원산지이며, 주산지는 사천성 피현(郫縣), 도강언(都江堰), 숭주(崇州) 등이다. 그 외 운남성(雲南省), 귀주성(貴州省), 광서성(廣西省) 등지에서도 재배된다.
1.3.3. 관련 연구 기관
한국에서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 각 도 농업기술원, 한국한의학연구원,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등에서 천궁의 품종 육성, 재배 기술, 성분 분석, 약리 효과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사천성 중의약과학원, 중국의약과학원 약용식물연구소, 성도중의약대학 등에서 천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마무리
천궁은 한방에서 매우 중요한 약재이지만, 그 기원식물이 다양하고 특성이 다르다. 본문에서는 천궁의 기원, 형태, 생리, 분포, 등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다.
특히 북방형 식물로 여름철의 고온에 취약하여 여름철 기온이 서늘한 고랭지에서 재배하기에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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